나의 일상

반가운 얼굴 본문

일상

반가운 얼굴

샤리의 정원 2020. 6. 24. 13:35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그는 늘 다른 사람을 위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전원주택에 꽃이 피었다고 친구들을 부르고,

가을에 밤 따러 가자고 친구들을 불러

근사한 식사를 대접했다. 부침개를 부치고, 미국스런 쿠키도 굽고, 텃밭에서 푸성귀를 따서 담아주고,,,,,,

 

그런 날은 우리네 친구들의 잔칫날이었다.

신선한 먹거리도 풍성했고 이야기도 풍성했고

솔솔 부는 바람을 느끼며 정자에 앉아 기울이는 술 한잔의 맛은

우리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밤이랑 다래랑 머루랑 오디랑 수확할 것들도 지천이었다.

늘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그가 일이 있어 이 도시에 왔고

오랜만에 보니 좋고, 예전 얘기하니 좋고.... 좋았다.

아이들 어릴 때 불꽃놀이 체험하던 일, 동강에서 레프팅타던 일, 해수욕장에서 바나나보트 타던 일....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남편동기 가족모임이라 그런지 참 긴 시간을 만났구나 싶다.


 

그는 소방관이다.

그는 말한다.  목재화재가 날 땐 700도, 유류화재가 날 땐 1000도가 넘는다고 한다.

그 불구덩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겨울엔 영하 20도 25도일 때 장비가 얼어 펭귄처럼 걷다가

쓰러지면 심하게 다치거나 죽는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온도들.

사람을 구하기 위해 문짝을 떼고 빨리 진입했는데 화재 진압 후 문짝을 손해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고로 심하게 다친 사람의 손을 잡고 꼭 살 수 있다고 희망을 얘기하는 것도 그들이라고 한다.

부상의 정도가 심해 살기 힘든 부상자에게도 사실 수 있다고 얘기하는 그 막막한 심정을 얘기한다.

나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생생하게 전해지는 현장감속에 난 할 말이 없다.

그들의 트라우마를 나는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점심 값을 아껴 소년소녀 가장에게 후원하는 소방관.

그의 모습은 온통 구멍이 숭숭 나있는 듯 했다.

정말 죽을 것 같아 그만두겠다고 하니 가족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냐고.....

우리는 어쩌냐고,,,,,

아이구야~~~ 삶이란 정말 지랄맞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혼자 공부했나보다. 역사, 종교, 정치, 사회, 문화 등등 모든 게 뒤죽박죽 자신만의 궤변이 완성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궤변만 늘어놓는다. 장마 속 흰구름 보이듯 간혹간혹 자신의 속내를 보이기도 했지만...

대화의 핑퐁이 이뤄지지 않는 그 자리가 난 불편했다.

반가운 얼굴이, 즐거운 사람이 변한 모습에 넘 속이 상한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삶을 감당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아직 소방관이다.

#반가운얼굴
#소방관트라우마
#고마운

https://coupa.ng/bO3Tjg

 

닌텐도 스위치 본체그레이(HAD)

COUPANG

www.coupang.com

https://coupa.ng/bO3Ttj

 

Apple 에어팟 프로

COUPANG

www.coupang.com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도장깨기  (29) 2020.07.12
해운대 바닷가에서  (14) 2020.07.08
내가 돌아가고 싶은 삶의 어떤 기간  (60) 2020.06.09
[한강난지캠핑장] 하룻밤을 묵으며  (66) 2020.06.01
길상사ㅡ백석과 나타샤  (22) 2020.05.3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