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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가볍게, 너무 애쓰지 말고 -정희재-

샤리의 정원 2019. 12. 31. 08:31

기운 빠지고 만사가 심드렁해지고

누군가 몹시 미워지는 날이 있다.

마음이 사늘하게 식고, 모든 걸 끝장내고 싶을 만큼

화가 나는 날이.

이런 날은 내 삶에 두 가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다.

느림과 텅 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동은

이 두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생긴다.

 

공원이나 숲길, 가능한 종요한 곳으로 혼자 걷는다.

도심이라면 세 정거장쯤 미리 내린다.

오른발, 왼발의 움직임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다.

느림을 충전하는 거다.

속도를 내어 달린다고 한들

마음을 쉬지 않는 한 어디에도 이를 수 없다.

 

걸으면서 자신에게 들려준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텅 빔의 충전이다. ()의 수혈이다.

라는 확고부동한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화가 나는 것이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모든 것일 수 있다.

화를 치솟게 만든 그이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내 얼굴이다.

그이가 한 일은 언제나 내가 다른 이에게 했던 행동이다.

다만 그때는 그 행위가 이토록 아픈 것인 줄 몰랐을 뿐이다.

그렇게 조화를 찾는다. 균형을 맞춘다.

 

계속해서 내 안의 높은 자아의 속삼임에 귀 기울인다.

인생은 그렇게 고민할 가치가 없다. 그냥 살면 된다.

아무렇게나 산다는 뜻이 아니라 가볍게 그냥 산다는 뜻이다.

인생은 아주 단순하다

굶주리지 않을 정도의 먹을거리,

햇빛과 추위를 가릴 의복,

몸을 가릴 지붕만 있으면 된다.

그 이외의 것을 채우느라

오늘 그처럼 마음을 다쳤다.

마음을 쉬어라.

자연의 빈 곳을 찾아

자연스럽게 채워 준다.

네 안에 이미 모든 것이 있다.

완전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느림과 텅 빔.

이 두 가지로도 마음이 쉬어지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시도해 보는 방법 하나.

정성스럽게 요리한 음식을 먹고 푹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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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찾았다.

다행이다.

느림과 텅 빔이 없어서

난 조그만 일에도 자극을 받았나 보다.

내 안에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무시하고 있었다.

나를 믿어야 한다.

파랑새를 찾아 떠돌다 집에 돌아와 파랑새를 찾았다는 옛이야기처럼

내 안에 모든 것이 있고 완전한데

다른 곳에서 더 채울 것을 찾느라

외롭고, 루저같고, 조그마한 빈틈까지 허용하지 않았나 보다.

텅 빔.....

무소유,,,,,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이걸 잊고 있었나 보다.

비교해서 외롭고, 서럽고, 눈물나고

털어내지 못해 힘들었던 한 해를 이렇게 보낸다.

그래도 새벽에 사무실에 와서

한 해를 정리해 보니

많은 좋은 일이 있었던 걸 발견한다.

근데 그건 당연한 거고

내가 갖지 못한 몇 개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감사가 답이다.

감사해야 한다.

내 곁에 있는 모든 이들이 감사하다.

모든 이에게 축복을~

모든 이에게 평화를~

행복한 세밑이다.

정성스럽게 맛난 요리를 해서 함께 먹고 여유있는 시간

감사하는 시간을 시간을 가질 거다.

글구 푹 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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